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네.
곧 내가 잘못이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떠올리는 것은
전에 배웠던 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점에 우리는 동의해야 할 걸세
그러면 이러한 지식 또는 떠올리는 것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는 다음과 같이 묻고 싶네.
어떤 것을 보거나 듣거나 또는 다른 방식으로 지각한 사람은 그것을 알 뿐 아니라,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외의 개념도 갖게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이 개념은 지각한 것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 별개의 개념이네.
따라서 그는 개념을 갖고 있던 것을 떠올린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을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예를 들어 말하면 다음과 같네.
하프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지식은 다르겠지?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이 늘 쓰고 있는 하프나, 옷이나,
그 밖의 다른 것을 보았을 때 애인들의 감정은 어떨까?
그들은 하프를 알아보고 마음의 눈으로
그 하프의 주인인 청년의 모습을 그려보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떠올리는 것 일세.
마찬가지로 심미아스를 본 사람은 케베스를 떠올릴걸세
이러한 예는 무수히 있네
그리고 떠올리는 것은 대체로 시간이 흐르고
부주의로 말미암아 이미 잊었던 것을 회복하는 과정일세
자, 그렇다면 자네도 집이나 하프의 그림을 보고 사람을 상기하는 경우가 있겠지?
그리고 심미아스의 그림을 보면 케베스를 떠올리게 될거야.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경우에 있어서 떠올리는 것은
비슷한 것으로부터 생기도 하고, 비슷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생기기도 하지?
그런데 비슷한 것으로부터 떠올랐을 때, 확실히 또 하나의 문제가 제기되네.
떠오른 것에 어느 정도로 비슷한지, 아니면 비슷하지 않은지
그러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대등'하다는 것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하세.
그러나 나뭇조각이나 돌이 다른 나뭇조각이나 돌과 같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을 넘어서서 대등 자체가 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대등 자체의 본질을 알고 있나?
그러면 우리는 어디서 이런 지식을 얻는가?
우리는 나뭇조각이나 돌 같은 물질적인 것들을 보고 대등함을 알고,
이러한 것들로부터 이러한 것들과는 다른 대등이라는 개념을 추출해 냈는가?
자네는 여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거야.
동일한 나뭇조각이나 돌이 어느 때는 같고 어느 때는 같지 않지?
그러나 정말로 같은 것은 항상 같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대등하다는 관념이 대등하지 않다는 개념이 동일한 경우가 있나?
그렇다면 이러한 대등한 것들이 대등하다는 개념과 동일한 것은 아니겠지?
대등한 것들은 대등하다는 관념과는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등한 것들로부터 자네는 대등하다는 개념을 인식하고 획득하나?
대등하다는 개념은 대등한 것들과 비슷한 경우도 있고 비슷하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
그러나 이것은 상관없는 일이야.
자네가 어떤 것을 보면 비슷한 것이든 비슷하지 않은 것이든 간에 언제나 다른 것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떠오르는 작용이 아니겠는가?
그러면 나무나 돌이나 기타의 물질적인 것들의 대등한 면에 대해서는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러한 것들로부터 어떠한 인상을 받는가?
대등 자체가 같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에서 이러한 것들도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런 것들은 대등 자체에 어느 정도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지?
사람이 어떤 대상을 바라고보, 보고 있는 것이 다른 것과 같게 되려고 하지만
같지 못하고 다른 것이 될 수도 없으며 오히려 열등하다는 것을 관찰할 때,
이러한 관찰을 한 사람은 대상이 그것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다른 대상을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될 거야.
이것은 대등한 것들과 대등 자체라는 우리들의 문제에도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 비슷하지만 절대 같아질 수 없는 것 )
그렇다면 우리는 처음으로 물질적인 대등물들을 보고,
이러한 외견상 대등한 것들은 대등 자체에 도달하려고 노력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앞서서, 대등 자체를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또한 이 대등 자체는 시각이나 촉각, 기타의 감각을 매개로 해서만 알려지고,
또한 그렇게 해서만 알려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 점에서는 모든 감각이 같지 않을까?
그러면 모든 감각적인 사물은 대등 자체에 도달하려고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식을 감각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을게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보거나 듣거나 기타의 방식으로 지각을 시작하기 전에
절대적인 대등을 알고 있어야 할거야.
그렇지 않으면 감각을 통해서 알게 된 대등물에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 아닌가?
감각을 통해서 알게 된 대등물들은
절대적인 대등에 도달하려고 하지만 이에 미치지는 못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보고 듣고 또 다른 감각을 사용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그 전에 대등에 대한 지식을 획득한 것이 틀림없겠지?
말하자면 태어나기 전이란 뜻이지?
그리고 만일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러한 지식을 획득했고,
또 나면서부터 이러한 지식을 활용한다면
우리는 태어나기 전에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에,
'같다'든가 '보다 크다'든가 '보다 작다'든가 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밖의 모든 관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되네.
우리가 지금 논하고 있는 것은 대등 자체만이 아니고
아름다움, 선, 정의, 거룩함
그 밖에 우리가 묻고 대답하는 대화 과정에서
본질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말하는 걸세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해서
우리는 태어나기 전에 지식을 얻었다고 확실히 주장할 수 있을까?
그러나 만일 지식을 얻은 다음에 우리가 각각의 경우에 획득한 것을 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지식을 갖고 태어나서
생명이 있는 한 언제나 계속해서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될 거야.
안다는 것은 지식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망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야
심미아스, 망각은 바로 지식의 상실이라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얻은 지식을 태어날 때에 상실하고,
그후에는 감각을 사용하여 이전에 알고 있는 것을 회복한다면,
우리가 학습이라고 부르는 과정은 우리가 본래 갖고 있던 지식을 회복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과정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불러도 잘못은 아니겠지?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이 명백해지네.
우리가 시각이나 청각이나 기타 감각의 도움을 받아서 어떤 것을 지각할 때
이러한 지각으로부터 그것과 비슷하든 비슷하지 않든 간에
그것과 관련이 있으나 망각했던 어떤 다른 것의 개념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따라서 내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다음과 같은 이자택일 중의 하나가 가능할걸세.
곧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러한 지식을 갖고 있었고 일생동안 계속해서 알고 있거나,
또는 태어난 다음에는 학습을 하는 사람들만이 기억하며
따라서 학습은 떠올리는 것에 지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일세.
그러면 심미아스, 자네는 어느 쪽을 택하려나?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지식을 갖고 있었는가?
또는 태어나기 전에 알고 있던 것을 떠올리는 것인가?
자네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설명할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한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자네는 지금 우리가 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모든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들은 이전에 배웠던 것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지?
그러면 언제 우리의 영혼은 이러한 지식을 얻었을까?
인간으로 태어난 후가 아니라면?
태어나기 전인가?
그렇다면 심미아스,
우리의 영혼은 인간의 형태를 취하기 이전부터 육체 없이 존재했고,
지능도 갖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네.
만일 이러한 개념들이 태어나는 그 순간에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 한다면
우리는 언제 그 개념들을 잃을까?
우리가 태어났을 때에는 이 개념들은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야.
이 점은 이미 인정한 바 있네.
우리는 이러한 개념들을 받는 즉시로 잃어버렸는가,
아니면 다른 어떤 때에 잃어버렸는가?
그럴 수 없다면 심미아스,
우리가 늘 말해 온 바이지만 아름다움 자체, 선 자체, 모든 사물의 절대적 본질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된 이러한 본질에
우리의 모든 감각을 관련시키고 또 이러한 개념은 태어나기 전부터 갖고 있었고
선천적인 소유물임을 발견하고서 이 본질과 우리들의 모든 감각을 비교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영혼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영혼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관념들도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일세.
만일 관념이 없다면 우리의 영혼도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
나는 영혼이나 관념의 존재에 대해 똑같은 필연성이 있음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논의는 탄생 이전의 영혼의 존재는
당신이 말하는 본질의 존재와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는 입장에 성공적으로 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