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에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중학교 1학년 소년이 의뢰되었다.
부모는 아들로 하여금 글을 읽게 하려고 갖은 방법을 썼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소년은 더욱 퇴보했다.
지금까지 소년의 방학은
항상 글을 읽게 만들려는 사투의 과정이었다.
그러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에릭슨에게 보내졌다.
"나는 네 부모님이 좀 완고하다고 생각하거든.
너는 네가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도 네가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
이제 너와 나 사이에 그 문제는 잊어버리자.
하지만 나는 너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했으면 해.
그건 물론 네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하지.
자, 무엇을 가장 좋아하니?"
"여름마다 아빠와 함께 낚시를 가고 싶었어요."
에릭슨은 아빠가 어디로 낚시를 가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아빠가 어디로 낚시를 가는지 속속히 알고 있었다.
에릭슨은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마을들의 이름을
아이가 알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둘은 미국 서부 해안가의 지도를 만들면서,
좋은 낚시터가 되는 마을들의 위치를 배치했다.
에릭슨이 어떤 마을의 위치를 잘못 찾으면
아이는 정확하게 바로 잡았다.
아이는 읽지는 못했으나, 위치를 바로잡을 수는 있었다.
둘은 지도를 보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지점을 찾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기꺼이 상담실에 왔고,
다음은 물고기와 다양한 종류의 미끼에 대한 토론을 했다.
또한 동물도감을 펼쳐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 사진을 보았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에릭슨은 아이에게 제안 했다.
"이제 개학하면, 읽기 시험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야.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네가 해낼 수 있는지 무척 걱정하고 있겠지.
그래서 말인데, 그분들에게 네가 당한 만큼 갚아 주고
'내가 참 잘못했구나.'라고 반성하게 하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할까?"
소년은 "내가 책을 읽으면 돼요."라고 대답했다.
"그래, 네가 더듬거리면서라도 읽을 수 있게 되면 그분들은 놀라 자빠질 거야.
그렇게 해 볼 생각이 있니?"
아이는 그것이 괜찮은 놀려먹기라고 생각하고서는 바로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들의 강요는 소년을 읽게 하지 못했지만,
에릭슨의 제안은 소년을 읽게 만들었다.
강요와 제안은
상대방이 스스로 하고 싶게 만드느냐, 아니냐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