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스테르담에서 유튜브 영상 편집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의 의자를 발로 툭툭쳤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이민자들이 여행객을 상대로 시비를 거는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야 그런 행동 다시는 하지마."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5초도 안지나서 그가 또다시 내 의자를 차는 것이다!
순간 욱해서 "헤이!"하고 소리를 쳤다.
그랬더니 그가 손가락으로 내 옆에 앉아 있던 남자를 가리켰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내 가방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 내 옆에 두었던 가방이 왜 떨어져 있지?'
나는 황급히 가방 앞주머니를 확인했고,
아니나 다를까 그 안에 있어야 할 지갑이 없었다.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
"지갑 내놔!"
"무슨 지갑? 내 손을 봐봐. 아무것도 없잖아!"
"네 주머니에 있잖아! 지금 당장 안 내놓으면 바로 경찰 불러서 감옥 가게 만들어줄거야!"
그제야 그는 한숨을 내쉬며 지갑을 돌려줬고,
뒤에 있던 남자를 원망하듯이 쳐다봤다.
나는 마음을 추스른 후 나를 도와준 그 남자에게
사과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부끄러웠다.
운동용 티셔츠 차림에,
날카로운 눈매, 민머리..
그의 겉모습만 보고 나는 소문으로만 듣던
무례한 이민자 집단에 그를 포함시켜버린 거였다.
하마터면 편견에 사로잡혀 도움의 손길을 뿌리칠 뻔했다.
겉모습만 보고 피하다가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놓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사람을 겉모습을 보고 '안다'고 할 수 없다.
그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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